서울 신월동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이하 국과수) 심리연구실. 방화사건 용의자인 A씨가 이달 초 거짓말 탐지 조사를 받기 위해 의자에 앉았다. A씨의 조사를 맡은 김희송 연구사는 A씨의 가슴과 팔 등에 심장박동·호흡·피부 반응 측정 장비를 부착했다. 분석 모니터 앞에 앉은 김 연구사가 “우선 의자 조정부터 하겠다”고 알렸다. 김 연구사의 말과 함께 A씨가 앉은 의자와 팔걸이 높이가 A씨의 몸에 맞게끔 움직이기 시작했다. 의자의 방향도 김 연구사 쪽으로 맞춰졌다.
-가게에 불을 질렀나요.(김 연구사)
“아닙니다.”(A씨)
-불이 나기 일주일 전에 화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나요.(김 연구사)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 그때서야 실행에 옮겼을 뿐입니다.”(A씨)
A씨의 대답에 따라 모니터의 그래프가 크고 작은 움직임을 그려 나갔다. 피부에 땀이 나면서 더 많은 양의 전류가 흘렀다. A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호프집에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자 유력 용의자로 지목됐다. 화재 직전 보험에 가입한 사실 때문이었다. A씨는 화재 당일 다른 곳에 있었다는 알리바이를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날 김 연구사가 실시한 거짓말조사 탐지 결과를 토대로 심증을 굳히게 됐다. A씨의 알리바이가 거짓일 수 있다고 보고 재조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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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조사를 받은 거짓말탐지용 의자는 지난달 국과수가 특허 출원한 장비다. 조사받는 사람의 신장과 체중 등에 맞춰 의자와 팔걸이 높이가 원격으로 조종되도록 특수 제작됐다. 김 연구사는 “피조사자가 안정된 상태에서 조사를 받으면 정확도를 한층 높일 수 있다. 앞으로 팔걸이에 근전도 측정 장비를 장착하는 등 기능을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학 수사에 국내 기술이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그간 외국에서 분석 장비를 수입해 왔으나 최고 수억원대에 이르는 고가이거나 국내 여건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엔 국과수와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 등이 활용도 높은 기술을 개발해 특허 출원·등록을 하고 있다.
국과수는 2006년부터 현재까지 총 14건의 특허를 출원·등록하는 실적을 올렸다. 심리연구실은 동공 크기의 변화로 거짓말 여부를 판단하는 장비를 특허 등록했다. 놀라거나 당황하면 동공이 커지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문서영상과에서는 지난 4월 위조 인영(印影·도장이 찍힌 모양) 판독·분석 프로그램을 특허 출원했다. 기존에는 인영에 다른 문양이나 문자가 겹쳐 있으면 이를 분리해 내기가 쉽지 않았다. 이번에 개발한 프로그램은 컴퓨터로 인영의 윤곽선과 각도·두께 등을 측정해 원본과의 차이를 자동으로 산출해낼 수 있다. 출원 후 600개 정도의 인영을 검사했지만 단 한 건의 오차도 발견되지 않았다.

영상분석실의 경우 CCTV에 촬영된 자동차 번호판을 쉽게 식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차가 빨리 지나갔거나 영상이 희미하게 찍혔을 때에도 번호판 부분이 찍힌 사진 여러 장을 겹쳐 지나게 해 번호판 모습을 복원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경찰청과 해양경찰청·국방부에 무료로 보급됐다.
정희선 국과수 소장은 “인영 판독 프로그램은 중국과 일본 등 도장을 사용하는 동양권 국가에 수출이 기대된다. 영상 프로그램은 중국의 한 과학수사연구소로부터 구매 의사를 전달받은 상태”라고 전했다.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에서도 특허 출원·등록을 잇따라 내고 있다. 마약분석실은 지난 6월 히로뽕과 신종 마약 등 총 7종의 마약류 복용 여부를 단 한 번의 소변 분석으로 확인하는 특허를 등록했다. 대검 인문교 마약감식실장은 “선진국 기술과 대등하게 경쟁하는 단계로 발전했다. 2006년부터 교육인적자원부(현 교육과학기술부)의 연구비 지원이 시작되고 대학과의 공동 연구를 가속화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박유미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http://blog.joins.com/miraeline/10984724
-가게에 불을 질렀나요.(김 연구사)
“아닙니다.”(A씨)
-불이 나기 일주일 전에 화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나요.(김 연구사)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 그때서야 실행에 옮겼을 뿐입니다.”(A씨)
A씨의 대답에 따라 모니터의 그래프가 크고 작은 움직임을 그려 나갔다. 피부에 땀이 나면서 더 많은 양의 전류가 흘렀다. A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호프집에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자 유력 용의자로 지목됐다. 화재 직전 보험에 가입한 사실 때문이었다. A씨는 화재 당일 다른 곳에 있었다는 알리바이를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날 김 연구사가 실시한 거짓말조사 탐지 결과를 토대로 심증을 굳히게 됐다. A씨의 알리바이가 거짓일 수 있다고 보고 재조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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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조사를 받은 거짓말탐지용 의자는 지난달 국과수가 특허 출원한 장비다. 조사받는 사람의 신장과 체중 등에 맞춰 의자와 팔걸이 높이가 원격으로 조종되도록 특수 제작됐다. 김 연구사는 “피조사자가 안정된 상태에서 조사를 받으면 정확도를 한층 높일 수 있다. 앞으로 팔걸이에 근전도 측정 장비를 장착하는 등 기능을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학 수사에 국내 기술이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그간 외국에서 분석 장비를 수입해 왔으나 최고 수억원대에 이르는 고가이거나 국내 여건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엔 국과수와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 등이 활용도 높은 기술을 개발해 특허 출원·등록을 하고 있다.
국과수는 2006년부터 현재까지 총 14건의 특허를 출원·등록하는 실적을 올렸다. 심리연구실은 동공 크기의 변화로 거짓말 여부를 판단하는 장비를 특허 등록했다. 놀라거나 당황하면 동공이 커지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문서영상과에서는 지난 4월 위조 인영(印影·도장이 찍힌 모양) 판독·분석 프로그램을 특허 출원했다. 기존에는 인영에 다른 문양이나 문자가 겹쳐 있으면 이를 분리해 내기가 쉽지 않았다. 이번에 개발한 프로그램은 컴퓨터로 인영의 윤곽선과 각도·두께 등을 측정해 원본과의 차이를 자동으로 산출해낼 수 있다. 출원 후 600개 정도의 인영을 검사했지만 단 한 건의 오차도 발견되지 않았다.
영상분석실의 경우 CCTV에 촬영된 자동차 번호판을 쉽게 식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차가 빨리 지나갔거나 영상이 희미하게 찍혔을 때에도 번호판 부분이 찍힌 사진 여러 장을 겹쳐 지나게 해 번호판 모습을 복원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경찰청과 해양경찰청·국방부에 무료로 보급됐다.
정희선 국과수 소장은 “인영 판독 프로그램은 중국과 일본 등 도장을 사용하는 동양권 국가에 수출이 기대된다. 영상 프로그램은 중국의 한 과학수사연구소로부터 구매 의사를 전달받은 상태”라고 전했다.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에서도 특허 출원·등록을 잇따라 내고 있다. 마약분석실은 지난 6월 히로뽕과 신종 마약 등 총 7종의 마약류 복용 여부를 단 한 번의 소변 분석으로 확인하는 특허를 등록했다. 대검 인문교 마약감식실장은 “선진국 기술과 대등하게 경쟁하는 단계로 발전했다. 2006년부터 교육인적자원부(현 교육과학기술부)의 연구비 지원이 시작되고 대학과의 공동 연구를 가속화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박유미 기자
http://blog.joins.com/miraeline/10984724
